오늘도 내외간에 평상시와 같이 일을 했다. 지하창고에 들어가 온종일 잡다한 일들을 마치고 저녁먹고나니 달빛이 요요해 집사람과 난곡단지 노루봉동산에 올라 둥그런 달을 바라보고 내려오니 기분이 한결 상쾌해졌다.

이우승교수가 아로니아를 땄는데 188kg을 팔지 못했다며 나더러 실험용으로 가공해보라고 보내와서 오늘 전량 발효시키는 작업을 했다. 아로니아는 생과로는 먹기가 어려워 가공해야 하는데 가공을 해도 떫은맛이 강해서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쓸모가 없는 열매인지라 우리농장에서는 필요가 없지만 연구용으로 받아온 것이여서 하는 수 없이 설탕만 18kg 소모시켰다.

내일부터는 지난번에 쓰고 남은 주정이 약 400리틀 있는지라 모두 블루베리로 꼬냑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6년전에 담가놓았던 과일주가 마치 나폴레온 꼬냑과 똑같이 맛이 좋고 그윽한 향기마저 풍기는게 어쩌면 꼬냑보다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되어 장기숙성시키기로 하고 몇독을 담가볼 계획인 것이다.

예전에 나폴레온 꼬냑으로 커피에 칵테일해서 자주 먹었었는데 오늘 커피에 타서 먹어보니 꼬냑보다 알콜농도가 더 강해서 그런지 정말로 좋았는지라 다시 제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나는 평소에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자주 마시는 편이 아니었는데 술을 만드는 기법은 타고난듯 참으로 훌륭한 제주법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올해는 블루베리 식초도 만들어볼 계획이며 꼬냑과 와인을 비롯해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