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계절이어서 그런지 크게 춥지는 않은것 같은데 마음은 으시시하니 꽤나 추워보인다. 방안에 앉아있어도 등짝이 서늘하다. 집사람이 기름값 아낀다고 보일러를 인색하게 돌리는 모양이다.

화로불이라도 피어놓으면...하는 마음 간절하다. 식구나 많으면 화롯불에 고구마나 밤 구워먹으며 기나긴 겨울밤을 지낼텐데 그럴 사람도 없고, 도무지 일터에 나가지 않으면 사는것 같지가 않다.

연말이 되어 그런지 이것 저것 공과금이 많이 나왔는데 예년대비 뭣이든지 인상되어 주머니가 더욱 궁색해진다. 정부가 올려야 할 것은 제멋대로 올려받고 서민들에게 돌려줘야 할 것은 인색하다.

식초가 아주 잘 익어가고 있다. 지난 10일에 담근 막걸리도 발효가 잘 되고 있으며 블루베리를 담은 식초도 이제는 어느정도 삭아가는것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블루베리가 둥둥 떠있더니 오늘 열어보니까 블루베리는 모두 가라앉고 블루베리색이 우러나와 보랏빗 식초가 발효되어가고 있다.

지난번 블루베리 술로 증류를 했는데 증류주와 블루베리주를 혼합해서 맛을 보니 기가 막히게 좋았다. 아랫마을 이장도 마셔보고는 정말로 좋다고 한다. 앞으로는 증류해서 블루베리 술과 적당히 혼합해서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해볼 생각이다.

술을 좋아하는 여러사람이 맛을 평가해야 데이터가 나올것 같은데 날씨가 추우니 방문객이 없다.

오전엔 저장고 앞 마당에 눈과 어름을 포크레인 삽날로 싹싹 긁어냈고, 오후에는 토광에 고운 마사를 골고루 폈다. 땅 다지는 롤러를 빌려다가 잘 다져놓으면 아주 깨끗하고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항아리 놓는 자리에는 잔돌로 깔고 사람이 밟고 다니는 통로엔 힌색 부직포로 융단같이 깔아서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내일은 지붕에 필요한 철재가 들어오고, 모레부터는 지붕공사할 기술자들이 오기로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