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초가지붕을 모두 얹었다. 그러므로 외부공사는 사실상 완료된 것이다. 내일과 모레 이틀간 쉬고 글피부터 내부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내부공사는 시차를 두고 상당한 시일이 걸려야 마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갈도 깔아야 하고 바람구멍도 흙으로 틀어막아야 하고 내벽에는 짚으로 이엉을 엮어서 두를 계획이다.

이제 큰 일은 정지작업이라 하겠다. 자그마치 1천여평이 넘는 면적으로 고르게 정지하고 질펑거리지 않도록 하자면 광산에서 자갈을 상당량 가져와야 하는데 눈이 오거나 길이 미끄러우면 어렵기 때문에 늦으면 내년 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축사는 다음달부터 철거하고 헛간을 새로 지어야 하며 장작도 하루정도는 보일러실 곁으로 옮겨놓아야 한다.

내일과 모레 글피까지 상담예약이 돼있어 식전에 조금씩 정리정돈만 할 예정이다.

식초발효실에는 아침에 잠시 들려봤는데 내일은 새벽일찍 일어나면 한시간가량 손좀 봐줘야 할 일이 있다. 이젠 항아리숫자가 많아서 한번 저어주려고 해도 한나절 이상이 걸려야 하므로 다른일을 못할 지경이다.

맨 처음 만든 식초는 제법 맛과 향이 배어나와 냄새를 맡을때면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체험생을 위해 식초목욕탕을 만들계획인데 아무래도 내년봄쯤에 착수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최고의 길을 고집한다는게 보통 힘든일이 아니다. 여러가지로 정성을 들여야 하고 그러자니 손도 많이 간다. 일일이 인부를 고용해서 하기는 부담스럽고 식구들이 같이 해나가야 하는 일인데 아직은 나 홀로 매달려야 하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칠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