蜂集熊食(봉집웅식)
수천 수만마리의 벌들이 한입씩 물어다 쌓놓은 꿀을 곰이 한꺼번에 삼켜버린다고 해서 봉집웅식이라고 말을 지었는데 이는 마치 우리농장의 실정과 흡사하다.

한푼 두푼 블루베리를 팔아서 모아놓으면 농번기에 한꺼번에 수백만원 내지는 수천만원씩 뭉테기돈이 나가므로 쌓일게 없어 비유해본 말이다.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덴 자타가 인정할 만큼 성공했다고 하나 연신 투자할 일만 생기고 비축이 되지 않으니 목돈이 나갈때마다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

아마도 꿀벌들의 마음도 나와 같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국 산야엔 곰이 흔치 않으나 인간이 벌들의 노고를 착취하니 아마도 사람을 제일 싫어할지 모른다.

오늘도 힘겨운 일과를 마쳤다. 내일역시 오늘과 똑 같은 업무로 시종일관하게 될 전망이고 일요일까지 가공실에서 보내게 되고 월요일부터는 보식작업을 돕게 될 예정이다.

어제까지는 따사로운 봄날씨였는데 오늘은 기온이 많이 떨어져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이젠 힘이 없으니 무거운것을 옮길때는 카트가 필요하여 오늘 김반장님이 이발소에 들려서 카트 두개를 새로 구입해왔다. 모두 세대의 카트가 토광과 숙성실과 발효실에 각각 배치되어 적절히 사용하게 된다.

오늘까지 토광에 항아리가 20개 들어갔는데 앞으로도 40여개가 더 들어가야 식초가공업무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블루베리 발효환을 제조하기 위해 스텐레스제품인 만능분쇄기에 망을 주문했다. 만능분쇄기는 6년전 천마를 분쇄하기 위해 구입해서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자주 사용할 일이 생긴것 같다.

어제 뉴스에서 보니까 건강식품 분말이나 환을 만드는 업자들이 식품위생법상 사용해서는 안되는 무쇠로 만든 분쇄기를 사용하므로 식품에 철분이 다량검출되었다고 보도되었는데 요즘엔 값이 좀 비싸기는 해도 스텐레스제품이 많이 있는데도 양심없는 분들때문에 소비자 의욕을 저하시키므로 소비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환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계를 전부 구비하려면 수천만원대의 자금이 추가로 지출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은 임가공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짐작된다. 분쇄하는것만 잘 하면 위생상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