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하지만 끝이 보이질 않는다. 날이 갈 수록 일이 늘어나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하기사 일이 없으면 죽음과 다를게 없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는 일을 미룰 수는 없다.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일을 만들면 일이 늘어나고 일을 줄이면 없어진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 거대한 농장에서 일을 줄인다면 마비가 오고 말 것이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천석군 천가지 걱정이오, 만석군 만가지 걱정이라더니 5백석밖에 되지 않는 농장에서도 이다지 일이 많은지 육신이 지쳐가고 있다.

우선 급하지 않은 것은 내년으로 미루더라도 당장 손봐야 할 곳에는 미룰 수가 없다. 산에서 하는 일이 어서 끝나야 숨좀 돌리겠는데 산일은 5월까지도 끝이 안날것 같다. 그러다 보면 풀베기 작업에 들어가야 할 판인데, 금년엔 새싻들이 일찍 발아가 되어 아마도 최소한 20일은 앞당겨 풀베기를 해야 할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게 되면 금년에는 5번의 풀베기 작업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

전 단지에 풀베기를 1차 하는데 인건비가 올라서 알뜰하게 작업을 하려면 2천만원정도가 소요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은 예측이 어렵다. 아마도 여차하면 풀베기를 일부지역에 국한해야 할지도 모른다.

풀베기를 해주지 않으면 그곳은 수확을 포기해야 하고 과수에도 많은 지장이 초래되므로 1~2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작년보다 금년엔 영농인부들 인건비가 10%~15%정도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경기는 어려운데도 올라가야 할 것은 여차없이 올려줘야 하니 참말로 사람죽겠네 하는 소리가 입가에 맴돈다.

작년보다 나이가 더 먹었으니 상대적으로 능율도 저하되었고 7만원 하던 일당이 8만원으로 인상되었으며 부인들도 55.000에 도시락 싸가지고 왔었는데 이제는 세끼 식사를 제공해 줘야 하니 간식으로 국수 두끼에 6.000원 점심한끼가 5.000원이니 세끼 식사를 사먹이려면 11.000원에 해당하는 인건비가 인상된 것이다. 거기다가 남자들은 막걸리 한병씩 제공해야 하고 부인들은 술 대신으로 돼지나 소를 잡아서 먹여야 한다.

물론 힘든 일을 하니까 잘 먹어야 하지만 음식값은 오르지 않을지 아직은 예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