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많은데 내일과 모레까지 비소식이 있어 마음이 급하다. 오늘까지로 전지해 놓은 나뭇가지를 모두 하산은 시켰으나 파쇄작업이 밀려있고, 분갈이도 해야 하는데 2~3일간 비소식이 있어 업무가 중단될 위기에 있다.

하기사 비가 와도 가공업무에는 별 지장이 없으니 가공으로 대신하면 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자라나는 묘목도 분갈이가 시급한 실정이다.

미생물 상태를 점검해보았더니 아주 잘 배양이 되고 있는것 같다. 1주일쯤 지나야 확실하게 판단이 되겠지만 요즘 일기같으면 10일내로 배양이 끝날것 같다.

월요일쯤 긴급자금이 일부 조달될 것으로 예정되어 수확 성수기 전에 가공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파우더 제조는 습도가 높은날 하는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일기가 화창하고 건조할 때 만들어야 습기를 먹음지 않고 뽀송뽀송하니 상질의 상품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광주에서 한의사 한분이 대야농장을 다녀갔고, 서울에서도 요양차 농장에 왔으면 하고 방문했는데 아무래도 바쁜 농장에서 보호자 없이 환자만 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일이 아닌것 같아 깊이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

노동력이 부족한 농장에 환자가 와 있으면 식사대접이며 위급상황이 발생할 때 뒷 처리를 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크다는 의견이다. 생각같아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농장에 일손을 빼앗기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것 같다.

이곳은 오뉴월 복중에도 추워서 낭방을 해야 하는데 한사람이 기거하는 공간에 장작을 때려면 한 사람의 인부가 5일은 수고를 해야 한달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은 단순하게 생각하기 쉬우므로 자칫하면 인색하다는 비난의 소지도 다분하다는 생각이다.

카페와 펜션에 화목보일러로 난방을 하는데 연간 들어가는 인건비와 장비사용에 소요되는 비용이 1천여만원 이상이 된다고 하면 믿기 어렵겠지만 실지로 그 이상 지출이 되기 때문에 함께 기거하는 분들은 이런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화목보일러 중에 가장 대형이 되어 한번에 한짐씩 들어가는것이 추운 겨울에는 하루에 대여섯번은 넣어줘야 하기 때문에 장작을 산더미같이 쌓아놓아도 열흘이면 바닥이 나곤 한다. 굵은 통나무를 도끼로 쪼개는데 장정 한 사람이 2~3일은 해야 5톤트럭 한대분을 처리할 수 있다.

연간 5톤트럭으로 최소한 15대 이상 장작을 준비해야 월동을 하고 봄, 여름가을에도 겨울보다는 적게 들지만 5대 분량은 소모가 되는것 같아 김반장님 내외분도 장작을 아끼느라 카페에서 기거하고 있다.

5월에 분갈이 작업을 마치고 나면 장비 두대와 3인이 약 1주일 이상 장작준비를 해야 여름장마철을 날 것으로 보인다. 여태까지는 재작년에 직원들이 많을때 수십트럭 해놓은 나무가 있어 잘 견뎠는데 금년엔 바닥이 났으니 수확을 마치고 나면 모르기는 해도 수삼일간 장작준비에 전념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이 농촌실정이다. 도회지 분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어찌보면 도회지보다 농촌에 주거지 유지비용이 훨씬 불편하면서도 많이 들어가는것 같다.

지난 한달간 식초걸름하고 숙성시키느라 하루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해서 끝은 냈는데 일을 마치고 나니 손가락마다 지문이 달아서 없어졌다. 오늘부터는 와인맛차 가공에 착수했고 내일부터는 발효효소 가공준비에 바쁠 전망이며 이어 미생물이 배양되고 나면 발효분말제조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건조시켜 놓은 블루베리를 모두 분쇄기에 빻아서 미생물을 투입하여 발효시킨 다음에 상품을 만들게 되는데 품이 무척 많이 든다. 한푼의 인건비라도 줄여보고자 혼자서 해내려니 허기지고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