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자연활동!

평소엔 모르고 지냈는데 사무실방에 설치한 cctv를 바라보노라면 꽃 가루가 마치 눈송이처럼 밤마다 휘날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 흩날리는 꽃가루는 부지런히 종족을 번식시키려는 자연계의 순환이 아닐까 한다.

일기가 건조하여 한창 자라나는 어린나무들은 수분을 많이 요구하므로 한 낮에는 수분부족으로 고개를 떨구다가 밤 이슬을 맞고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한 낮이면 다시 수그러 들기를 반복한다.

잠시도 쉴틈없이 영농업무에 부지런을 떨지만 줄어들지 않고 날이 갈 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내일은 입산작업과 분갈이 작업이 동시에 들어가므로 양쪽에서 바쁜 하루가 될듯 싶다.

겨우내 배양시킨 블루베리 미생물 원액을 물에 희석해서 산양삼 심은 곳에 살포하기로 했다. 버려지는 블루베리 찌꺼기와 식초찌꺼기 등으로 배양을 하는 것이니 원가가 들지 않는것 같아도 추운 겨우내내 온도를 높혀줘야 하고 스크류를 이용하여 햇볕이 쨍 하는 날마다 저어줘야 하니 잔손질이 무척 많이 든다. 요즘엔 모두가 인건비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손을 한번씩 움직일때마다 보통 10만원 단위를 상회하니 말이다.

작년보다 금년엔 인건비가 약 15%가량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농산물값은 팔리지도 않고 하락하는 추세인데도 인건비는 불가피하게 인상해야 하는 농촌현실을 저 높은 곳에 계신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런고로 웬만큼 급한 일이 아니면 가급적 외면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손수 할 수 있는 일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지만 인부를 써야 할 곳에는 머리가 아프도록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야생단지엔 잡초가 길같이 자라서 예년보다 한달앞서 풀베기를 해줘야 하는데 전 단지에 풀베기를 한번 순환하는데 드는 비용이 1년 생활비와 맞먹을 정도다. 일당 7만~9만원짜리 인부 20명이 19일에서 20일을 수고해야 하니 어찌 망서리지 않겠는가.

웬만하면 눈감고 넘기려 하지만 막상 눈으로 보면 가슴이 메어지는것 같아 잠자리에 누워있어도 마음은 콩밭에 가있는게 사실이다. 서당골단지에도 엉겅키와 달맞이 꽃 풀은 벌써 초등학생 키만큼 자랐고 쑥도 길같이 자라서 블루베리에 통풍을 막고 햇볕조차 가리고 있으니 이대로 바라만 보고 견딜 수 있을지 막막하기 그지없다.

경기가 좋을땐 야생농사가 별것 아닌것 같지만 불황땐 야생재배가 무척 힘이 든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출이 줄줄 새어나가지만 누가 알아주는 사람은 없고, 농사꾼만 가슴을 태울 뿐이다.

묘목분갈이 작업을 몽땅 하려면 약 2만본에 해당하므로 4~5명이 대들어 하산시켜서 정리하는데 하루에 1천본도 미달하므로 여러날이 걸릴것 같은데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많은 인건비와 화분값과 피트모스(거름)값이 지출되어 여차하면 일부는 폐기처분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다음주까지만 해보다가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할것으로 짐작된다.

양묘용 비닐포트값도 대폭 인상되어 300개에 65.000원 하던것이 지금은 10만원이나 되어 상당히 부담스럽다. 매출이 원활해지면 모두 식재하려고 준비했던 것인데 지금상황으로서는 추가식재할 의욕도 없고 판로도 불투명하여 기존에 심어진 것만 해도 완판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애써 배양한 묘목을 그냥 방치할 수 없어 손을 보고는 있지만 실로 한숨만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