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益一損(잡초의 미학)
모든 농사꾼들이 잡초와의 전쟁을 치룬다고 아우성 떨지만 대야농장만은 잡초를 지극히 사랑하고 보살펴준다. 인부들이 풀베기는 해주어도 무작위로 잡초뿌리를 뽑으면 3일간 징계를 내릴 만큼 잡초관리에 크나큰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유인즉
1. 잡초가 무성하면 모든 풀벌레들이 잡초에 서식하므로 농작물에 충해가 없다.
2. 잡초가 무성하면 토양이 건강하고 산소공급이 원활하여 작물에 지대한 덕이 되어준다.
3. 잡초가 무성하면 작물에 물을 주지 않아도 뿌리가 마르지 않는다.
4. 잡초는 아침 이슬을 흡수하는 기능이 탁월하여 이슬에서 맺혀지는 물방울을 뿌리까지 머금어 가뭄에도 토양을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5. 잡초에 뭇 벌레들이 서식하므로 토양과 작물에 반드시 필요한 천연키토산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6. 잡초에 서식하는 풀벌레를 조류가 좋아하므로 새들이 많아도 열매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
7. 풀베기를 해주고 나면 천연거름이 되어주므로 화학성 비료를 주지 않고도 농작물이 무성하게 잘 자란다.
8. 잡초가 무성하면 인간에게 약이 되는 양질의 나물을 생산하여 식단을 풍요롭고 즐겁게 해준다.
9. 잡초가 무성하면 봉접이 모여들어 개화기에 벌을 기르지 않아도 자연수정이 되어 열매를 건강하고 향기롭게 도와준다.

10. 단 한가지 손해라면 풀베기 하는데 많은 인건비가 지출되지만 천연거름을 생산한다는 정신으로 베어서 발효시키면 실로 열가지 모두가 유익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유익한 잡초를 왜 미워하고 싸워야 하는가? 잡초가 밉거들랑 풀한포기 나지 않는 사막에 가서 농사지으면 될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역설적인 논리가 성립된다 할것이다.

잡초는 옥토에 반드시 있어야 할 자연생태라 하겠다. 비유컨대 인간의 몸에 솜털이나 턱수염 머리털과 같은 이치인지라 턱수염을 면도하는 것은 잡초를 낫으로 베는 것과 같다. 턱수염이 귀찮다고 뽑아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피부병이 생기고 오장육부로 악성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천명을 다하지 못하는 이치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