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서면서 부터 본격적인 월동준비에 돌입했다. 땔감하기와 천연발효퇴비 만들기와 와인식초만들기며 생막걸리식초 가공 산나물 채취지역 풀베어주기 등 일기여하에 따라 닥치는데로 쉬지 않고 할 계획이다.

김반장님은 원두막 쉼터 등을 만들기 위해 공방작업만 해도 벅찬 업무다.

어제 오후에 60대 초반의 민씨가 무임금으로 숙식만 제공받으며 표고버섯과 산나물 재배 및 채취등 자기농사 지으며 상부상조하기로 결정하고 입주했다. 산에 산발적으로 자생하는 취나물이며 고사리 더덕 등을 캐다가 한곳에 집단으로 심어서 수익원을 삼고자 함인데 사람손으로 힘든것은 장비로 돕기로 하고 대신 농장일도 도와가면서 장작준비와 천연발효퇴비 만들기 등에 많은 인력이 소요되므로 공동작업하여 나누어 쓰기로 한 것이다.

서로가 부담없어 좋고, 이기적인 허욕만 버린다면 아무래도 농장에서 많이 도와 노후에 정착이 되도록 협조할 생각이다. 자기희생정신이 있어야 인덕도 들어오는 법이니 목전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자신이 남에게 이용당할까 걱정이 앞서는 사람들은 德利를 취할 수 없을 것이다.

민씨의 생각도 무공해 자연재배를 원하고 있어 미생물 천연발효퇴비를 만들어 필요한 만큼 자기가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니 퇴비만들기 시비하기 장작만들기 퇴비소재 모으기와 파쇄작업 등은 공동작업으로 추진할 생각이며 여름철 열매딸때는 본격적으로 농장일을 돕기로 했고, 산나물 채취와 파종하는 봄철에는 농장일은 돕기가 어렵다.

이웃주민을 일용직으로 번갈아 도움을 청한다면 내년봄까지 증원이 안되어도 농장은 돌아가게 되리라는 생각이다. 단 식품가공업무를 전담할 직원이 없는 만큼 내가 좀 고달프겠지만 이정도는 각오한 일이니 숨고르기 하면서 겨우내 고생을 각오하고 있다.

해가 저물면 반갑게 맞아주던 다정이가 저 세상으로 떠나 밤이면 허전한 생각이 든다. 다행스럽게 아시안게임이 있어 중계방송을 보느라 잠시 잊기는 했지만 항상 그놈이 내 옆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 아무래도 무슨종류가 되었던 애완동물 하나는 길러야 하지 않겠나 싶다.

집사람이라도 옆에서 말벗이 되어주면 좋겠는데 사는 방식이 달라서 밥상챙겨줄때를 제외하고는 잠시라도 내곁에 있지 않으니 나이먹어갈 수록 마음한구석이 허전함을 메꿀길이 보이질 않는다. 젊어서 같으면 밤잠을 설쳐가면서라도 일을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때우겠는데 이제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오늘은 일본에서 손님이 방문하기로 예약이 돼있다. 벌써 30년전에 그분의 모친과 인연이 되어 알고 지내던 가족인데 지금은 그 자손들이 나를 정신적 스승으로 생각하며 해마다 잊지 않고 한국까지 방문하고 있다. 전화로 상의해도 될 일이지만 예의가 아니라며 머나먼 길을 찾아와 예의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