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준한 산악지역에서 농사를 짓다보면 당연히 감수해야 할 과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번 장비전복사고도 이미 예고돼 있던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0년 세월 입산작업으로 망실된 장비는 물론 차량정비비를 포함하여 약 2억 원대의 경비가 지출됐다. 어떤이는 비료안주고 농약안주는데 무슨 블루베리 값이 비싸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지만 실로 평탄한 지역에서의 농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보이지 않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금년에 입산작업에 필요한 차량을 전량 교체했고, 순시용차량은 벌써 3대를 교체시켜 4대째 바꿔었으며, 포크레인도 벌써 두대를 처분시켜야 했다.

내일 오후에 포크레인 신차가 들어오는데 부가세포함하고 부가옵션까지 포함해서 자그마치 7.480만 원이나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힘없는 늙은이가 몸으로 때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내가 살아숨쉬는 한 장비가 없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를 하게 된것이다.

풀베기 작업을 정상적으로 할 경우 초기에는 연간 8천만원대가 투자됐지만 지금은 나무가 많이 성장하여 약 2천만 원정도면 해결이 되는듯 하나 전정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풀베기만큼 소요되기도 하니 아무튼 야생단지를 관리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경비가 연간 5천~6천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다시 차량에 소요되는 기름값도 평지보다 세 네배는 추가로 들어가야 하고 타이어 등 마모에 따르는 비용도 연간 최소 4천만 원에서 5천만 원정도가 소비되고 있으며 거름줄때도 모든 장비가 있는데로 가동돼야할 뿐만 아니라 수확기에도 역시 인부수송에서 부터 열매수송까지 보편적으로 예상할 수 없는 경비가 들어가야 한다.

금년부터는 산에서 열매를 따게 되면 냉장차로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온도조절을 해서 입고시키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보통차량은 입산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4륜구동의 냉동차량을 2.700원 들여서 마련한 것이다.

노후차량 판매대금이 총 3.100만 원인데 비해 신차구입대금은 1억 2.180만 원이었고, 차량 2대가 줄었고 9천 80만 원이 투자가 됐다.

열심히 팔아서 영농경비와 장비소모비를 공제하고 나면 인건비를 넉넉히 주기 어려워 새벽잠을 설치고 내가 손수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이달말까지만 김반장님이 농장일 봐주고 다음달부터는 이웃에 일용직 몇 분을 데리고 내가 앞장서야 할 판이다. 이러다가 쓰러지면 일어나기 어렵겠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렇다고 두손놓고 바라만 볼 수는 없는지라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분발해보려고 결심했다.

그러기에 더우기 장비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내일은 아침도시락 싸들고 입산하여 오전까지 일하다가 하산해서 새로 구입한 장비를 인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