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받침목준비로 때우고 오후들어 다듬어서 3분의 1가량을 만들었다. 표고사를 짓고보니 자질구레한 일이 무척 많이 생겨서 힘겨운 놀이를 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늙은나이에 무슨일을 그렇게 하느냐?고 물으면 나의 대답은 놀이삼아 한다는 말로 대신하곤 했는데 표고사도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일손이 여간 필요한게 아니었다. 내년 봄까지 농장일보다 표고사일로 정신없이 보내야 할 것 같아 외출할 짬도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잘 하면 이달말까지 표고사에 필요한 관리를 마칠 예정이고, 1월부터는 일기만 좋으면 야생단지에 시비와 못다한 전정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내년 봄에 해동되는 즉시 선곡단지 공터에 묘목식재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오늘은 일용직으로 김천에서 착실한 분이 와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고, 다음주나 돼야 다시 출근할 수 있겠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현지주민을 채용했었지만 모두 나이가 70대 중반이 넘어서서 세대교체가 꼭 필요한 시점인지라 외지인이라 할지라도 원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고령의 노인들은 일하다가 몸이라도 다칠까봐 사실상 걱정이 태산같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위험을 감수해가면서 채용했었으나 가급적 순발력있는 분들로 세대를 교체해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지난번 입사했던 젊은직원이 성격이나 모든면에서 마음에 들었는데 왼쪽 팔꿈치에  인대가 늘어나 당분간 치유를 요한다고 하여 지금 수술받기 위해 집에 가 있다. 예상으로는 1월 중순경이면 입주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기다리고 있다. 운동선수들도 팔다리 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곧 수술하여 회복하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분도 수술만 받으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남이 관리해주는 놀이터에는 부담없이 여가를 즐기기만 하면 되지만 내가 관리하는 농장놀이터는 여가를 즐길 여유라고는 눈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 없을 정도로 관리하느라 정신을 빼놓고 산다. 그렇지만 일하는게 조금도 힘들거나 싫지는 않으니 이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